AI는 많은 영역에서 HR의 손과 시간을 줄여줍니다. 지원자 서류 평가, 일정 조율, 기본 응답까지. 놀랍도록 똑똑하죠. 그런데 최근 들어 ‘AI 면접관’을 도입한 기업들 사이에서 뜻밖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원자들이 떨어져 나간다.” AI가 채용을 빠르게 만들기보다 더 어렵고 멀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 핵심 요약
- 미국 등지에서 AI 기반 면접 도입 기업이 증가
- 그러나 지원자 이탈률 증가, 지원자 경험 악화 등의 부작용도 함께 증가
- 특히 실직 상태의 구직자나 소외 계층에서 AI 면접에 대한 불신과 피로감 큼
- AI는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사람과의 연결’은 희생되고 있음
▶ 왜 지원자들은 AI 면접을 꺼릴까?
1. 무성의하고 차가운 인상
- 무표정한 AI 영상 질문, 또는 텍스트 기반 Q&A는 지원자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줌
- 특히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의 실직자나 경력단절자는 AI 앞에서 위축
2. 피드백의 부재
- AI는 평가 결과나 합불 이유를 명확히 제공하지 않음
- 지원자는 “무슨 기준으로 떨어졌는지 몰라서 좌절감”을 느낌
3. 감정 교류 없는 일방향 소통
- 실시간 대화가 아닌, 녹화형 영상 면접 등은 인간적 온기나 공감 없이 끝나는 면접으로 인식됨
4. 기술 격차
-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나 비IT직군은 AI 시스템 자체가 부담스러워 참여를 포기
▶ HR이 놓치고 있는 것
채용 시장에서 속도와 효율성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지원자의 경험과 신뢰를 훼손한다면, 그 AI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일 뿐, 브랜드에 독이 되는 ‘지원자 필터링 기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기업의 첫인상이 되어야 할 채용 프로세스에서 지원자가 느끼는 차가움은 고스란히 기업 이미지로 연결됩니다.
“AI가 면접을 본다니, 이 회사는 사람을 기계처럼 보는구나.”
“처음부터 나와 대화하려는 의지가 없구나.”
“떨어진 이유도 모르는 데, 다시는 지원하고 싶지 않다.”
▶ 인사이트: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
결국 채용은 단순한 스크리닝 과정이 아니라 지원자와의 관계 형성의 시작점입니다. AI가 할 수 있는 일과 사람이 꼭 해야 할 일의 경계를 HR이 명확히 정해야 합니다.
AI는 보조자이지, 대화 상대는 될 수 없습니다.
▶ HR을 위한 제안 : AI 도입, 이렇게 조정해보세요
1. 혼합 면접 방식(Hybrid)
- 1차는 AI, 2차는 사람 → 지원자에 따라 사람과의 접점을 반드시 마련
2. 간단한 영상 메시지 삽입
- AI 시스템에도 채용 담당자의 짧은 인사 영상을 삽입해 ‘우리는 당신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는 메시지 전달
3. 명확한 안내와 피드백 시스템 마련
- AI 면접 전후로 어떤 기준으로 평가되는지 가이드 제공
- 면접 후 간단한 결과 요약 메일만으로도 지원자의 만족도 향상
4. 디지털 격차 고려한 예외 프로세스
- 고령층 또는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지원자에겐 대체 방식(전화 인터뷰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설계
▶ Think Point
- 우리는 지금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를 환영하고 있나요, 아니면 걸러내고 있나요?
- 여러분의 회사는 AI로 사람을 빠르게 만나고 있나요, 아니면 멀어지게 만들고 있나요?
- 기술이 우리를 돕는 게 맞다면, 지원자도 그렇게 느끼고 있을까요?
▶ 나의 이야기 : AI로 인해 잃고 있었던 ‘첫 인상’
제가 이전 회사에서 도입했던 영상 AI 면접 도구, 정량적으로는 분명 성공적이었습니다. 지원자들을 일일이 검토하지 않아도 되 시간이 감소했으며, 언제 어디서나 면접이 가능해 채용 소요기간이 줄었죠. 그러던 중 어떤 글에서 어느 면접자의 AI 면접에 대한 소감을 읽었습니다.
“제가 면접을 본 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질문을 녹음해서 말했는데, 그게 다였거든요.”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 이후로 생각했습니다.
"AI 면접은 회사의 ‘첫 목소리’다. 그 첫 인상이 따뜻하지 않으면, 아무리 효율적이어도 아무 의미 없다."
현재 회사에서는 AI 면접 도구를 쓰지 않고 대면 면접을 진행 중입니다. 물론 시간은 더욱 오래 걸리고 신경쓸 것들이 많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사람은 결국 사람과 일하고 싶은 법이니까요.
▶ AI 면접은 효율이 아닌 ‘태도’의 문제
AI가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HR은 기술이 가져오는 비인간적인 경험을 줄이고, 사람 중심의 따뜻한 연결을 설계해야 합니다.
기술은 도구입니다. 사람을 잇는 다리도, 사람을 막는 장벽도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AI를 쓰고 있나요? 지원자의 마음을 잇고 있나요, 아니면 가로막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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