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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HR) 트렌드

AI가 이력서를 쓰는 시대, HR은 '회귀' 중?

by 읽고 쓰는 인사쟁이 2025. 7. 31.


최근 이직을 준비하는 지인의 이력서를 검토해주다 깜짝 놀랐습니다. 문장 구조, 문법, 형식까지 완벽한 이력서였죠.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ChatGPT가 작성한 것이더군요.

이제는 정말로 “누가 이력서를 썼는지”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현상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HR에게 새로운 판단의 기준과 부담을 안기고 있습니다.


▶ 핵심 요약

  • AI 기반 생성 툴(ChatGPT 등)로 작성된 ‘매끈하지만 비슷한’ 이력서가 급증
  • 이력서가 점점 더 표준화되고, 개성이 사라지고 있음
  • 이에 따라 일부 HR 담당자들은 오히려 전화 인터뷰, 타이핑 테스트, 손글씨 자기소개서 등 '아날로그 방식'으로 회귀
  • “AI가 만든 이력서에 속지 않기 위해” 채용 방식 자체를 바꾸는 기업도 등장
  • HR은 이제 이력서의 포맷보다 ‘지원자의 실제 표현력과 생각’에 더 집중해야 할 시점

▶ 인사이트 : 이제 중요한 건 ‘문장력’이 아니라 ‘맥락’

이제 대부분의 지원자는 아주 훌륭한 이력서를 갖고 있습니다. 오탈자도 없고, 멋진 표현으로 가득하죠. 그런데 그게 진짜 이 사람의 언어인지, 아니면 AI의 언어인지는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이런 이력서를 기반으로 면접을 준비하면 지원자의 실제 능력과 간극이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력서에는 “협업을 이끌어 낸 경험”이라고 적혀 있는데, 실제로는 팀 프로젝트를 처음 해본 사람일 수도 있고 “전략적 사고”라는 표현 뒤에 구체적인 사례가 전혀 없을 수도 있죠.
그래서 최근 HR들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력서보다는 면접, 과제, 피드백 대화, 즉 ‘살아 있는 반응’을 통해 지원자를 이해하려는 움직임이죠.


▶ HR의 변화 : 회귀가 아니라 ‘재정렬’

최근 몇몇 기업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 직접 타이핑 자기소개서 : 온라인으로 제공된 문장 복사 붙여넣기를 방지하기 위해, 지원자가 직접 타이핑해야만 작성 가능한 에디터를 사용
✅ 사전 대화 인터뷰 : 서류 검토 전에 간단한 전화나 AI 음성봇으로 의사 전달력, 진정성 파악
✅ 작문 과제 또는 1분 스피치 : 특정 주제에 대해 직접 말하거나 글을 쓰게 하여 지원자의 진짜 언어를 확인
✅ 현업 피드백 기반 평가 : 문서보다 실제 협업 시뮬레이션, 업무 이해력 테스트 등 맥락 기반 평가 강화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옛날 방식’으로 돌아간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의 기술 환경 속에서 지원자의 진정성과 실력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노력입니다.


▶ Think Point

  • 지금 당신 조직은 이력서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나요?
  • AI가 쓴 이력서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평가 방식과 기준이 있나요?
  • 이력서를 넘어 지원자의 실제 언어와 맥락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나요?

▶ 나의 이야기 : 나도 모르게 AI 이력서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한동안 ‘좋은 이력서’의 기준이 저에게는 명확했습니다. 정렬 잘 된 양식, 임팩트 있는 키워드, 적절한 성과 표현 등.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력서가 다 거기서 거기처럼 느껴지는 경험이 잦아졌습니다. 누가 썼든 너무 비슷하고, 너무 완벽했죠. 처음엔 “요즘 사람들 이력서 잘 쓴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엔 “이거 GPT가 쓴 거 아니야?”라는 의심이 더 먼저 들었습니다.

이후부터 저는 이력서를 덜 믿고, 사람을 더 듣고 보기로 했습니다. 지원자에게 “이 문장, 본인이 직접 쓴 거 맞나요?”라고 물으면 2초간 머뭇거리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눈빛이 반짝이며 자세히 설명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그 차이를 통해, 이력서 너머의 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AI는 이력서를 바꾸지만, HR은 사람을 봅니다

이제 이력서만으로는 지원자를 알 수 없습니다. 누구나 뛰어난 문장을 쓸 수 있고, 누구나 잘 포장된 자기소개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HR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기계가 쓴 글을 넘어, 사람의 생각과 경험, 표현과 가치관을 읽어내는 일. 그건 여전히 사람이 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AI 시대에 더 중요한 건 ‘사람을 보는 눈’일지도 모릅니다.